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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이응노미술관, 이응노 탄생 120주년 특별전

퐁피두센터 소장품 등 유럽 활동 이전·이후 작품 망라 60여점 소개

[문화투데이 김용정 기자] 내년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내외 미술관이 소장한 그의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가 28일 대전 이응노미술관에서 개막한다.

    
1977년 프랑스 월간지에 실린 이응노 전시 소개 기사의 제목인 '동쪽에서 부는 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에서 제목을 따온 전시는 1958년 이응노의 유럽 이주를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 작업을 함께 소개하는 자리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 아라리오뮤지엄의 소장품은 물론, 프랑스 퐁피두센터, 해외 미술관 중 이응노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체르누스키 파리 시립아시아미술관 등 국내외 미술관과 개인이 소장한 대표작들까지 한데 모았다.

    
특히 60여점의 출품작 중 퐁피두센터 소장품 4점을 비롯한 30여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충돌과 융합'을 주제로 한 1전시실에서는 54세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유럽으로 건너간 이후 작품 중 주요작들을 모아 보여준다. 종이로 싼 캔버스 위에 종이를 찢어서 붙인 '무제'(1960)와 캔버스에 모래를 붙여 마모된 돌의 질감을 주면서 그 위에 전서체와 예서체를 결합해 그린 '구성'(1963) 등 퐁피두센터 소장품 등을 1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1989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린 이응노 추모전에 전시된 1964년작 '구성'도 한국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2전시실은 1989년 이응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그린 '군상'에서 시작해 시간을 거슬러 1959년 이응노가 독일에서 그린 '문자도-산(産)'으로 끝난다. 두 작품 모두 종이와 붓, 먹을 이용한 것으로, 이응노가 오랜 유럽 활동에서도 동아시아 전통을 놓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외투와 모자를 쓴 인물이 개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그린 '파리 사람'(1976) 같은 수묵으로 그린 인물 스케치, 거친 질감의 바탕 천에 같은 색감의 종이를 뜯어 붙인 후 종이를 꼬아 만든 노끈으로 형상을 만든 '구성'(1979) 등 다양한 작업을 볼 수 있다.

    
이응노는 유럽으로 이주하기 전 대나무와 난초, 산수화 등을 즐겨 그렸다. 3전시실은 그런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1932년 조선총독부가 주관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무감사 입선(이전 전람회에서 상을 받은 작가가 이듬해 심사 없이 전시할 수 있게 한 제도)한 '대죽'은 초기 대나무 그림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산수풍경'(1930년대 후반)은 일본 유학 당시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으로, 당시 산수화로는 드물게 청록색을 사용했다. 

    


전시는 이응노가 프랑스에서 운영한 동양미술학교 관련 작품과 아카이브로 마무리된다.

    
김지윤 학예연구사는 "이전 이응노 전시들은 도불 이후나 이전 등 어느 한쪽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이전과 이후 작품을 골고루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면서 "또 미공개 작품도 함께 소개해 이응노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전시는 내년 3월3일까지. 유료 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