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기업의 남녀고용 격차가 전체 사업장에 비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업은 여성고용 비중이 높으나 남녀 임금격차가 2배 이상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김제남 의원(정의당)이 1000명 이상 상장기업 181개사의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세계, 롯데쇼핑, 대상, 오뚜기,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유통기업에서 고용, 임금, 근속연수의 남녀 간 격차가 크게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 임금이 높은 기업
(단위 : 배, 백만원)
오뚜기는 여성 직원 2219명, 남성 직원 926명으로 여성 직원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임금은 여성이 평균 2200만원을 받고 남성은 42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상은 여성 직원 1971명, 남성 직원 1875명으로 비슷했으나 임금 격차는 컸다. 여성 직원의 평균 임금은 2600만원, 남성 직원은 5500만원으로 남성이 2.1배 더 받았다.
남양유업 역시 여성 직원의 평균 임금은 2000만원, 남성 직원은 4700만원으로 2.3배 차이가 났다. 롯데칠성음료는 여성 직원이 평균 2300만원을 받고 남성 직원은 5200만원으로 2.2배나 더 많이 받는다. 또 엘지생활건강은 여성 직원 평균 임금 3500만원, 남성 직원 6900만원, 오리온도 여성 직원 2000만원, 남성 직원이 3800만원으로 1.9배의 차이를 보였다.
여성 편중 기업
(단위 : 배, 명)
롯데쇼핑, 신세계 등 유통업체 역시 남녀 임금격차가 컸다.
남녀 고용격차가 큼에도 불구하고 여성가족부가 ‘가족친화 기업’으로 인증한 롯데쇼핑은 여성 직원은 1만1195명으로 남성 직원 7518명보다 3600여명이 더 많다. 반면 평균 임금은 남성이 여성보다 2.5배나 더 많이 받는다. 여성 직원의 연봉이 평균 2000만원인 데 비해 남성은 4900만원이다.
신세계도 여성 직원 2007명으로 남성 직원 943명보다 2.1배나 더 많지만 남성 직원의 연봉은 7400만원, 여성 직원은 3200만원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더 많이 받는다.
이마트 역시 여성 직원 8051명, 남성 직원 6856명으로 여성 직원이 1600여명 많으나 임금은 남성에 훨씬 못미쳤다. 남성 평균 연봉이 5000만원인데 비해 여성은 2100만원에 불과했다.
식품.유통분야에서 남녀 임금 격차에 나는 것은 생산직, 판매원 등 저임금 노동자들이기 때문으로 김 의원은 분석했다.
이에 대해 김제남 의원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는 달리 대기업의 남녀 고용격차가 오히려 큰 것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며 "남녀고용여건 개선에 앞장서야할 대기업에서 오히려 성차별적 고용환경이 만연한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대기업마저 성차별적 고용환경이 만연한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경력단절여성 대책으로 내놓은 ‘시간제 일자리’ 정책은 번지수를 잘못 잡은 것으로 다시 확인됐다"며 “여성의 고용률 향상과 여성 경력단절 해소를 위해서는 대기업부터 성차별적 고용관행을 개혁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공공 및 사회적 서비스 일자리에서 양질의 여성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