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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유아용 물티슈에 살균제 성분이라니...LG생활건강은 숨기기 급급

식약처, 유해성분 발견된 LG생활건강 물티슈 '베비언스 ONLY 7' 8천 개 '폐기 명령'

국가적참사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동일한 MIT·CMIT 성분 발견돼




LG생활건강, 홈페이지 첫화면에 공익광고 '도배'...자사 제재 내용 뒤로 돌린 '꼼수'로 빈축

[문화투데이=구재숙 기자]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차석용) 유아용 물티슈 '베비언스 ONLY 7' 제품 일부에서 유독성 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있다.

 

문제의 유독성 물질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당시 논란이 된 물질이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충격은 더 큰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최근 문제의 제품에 대한 판매 중지·폐기 명령을 내렸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 유아용 물티슈  '베비언스 ONLY 7'를 출시해 최근까지 판매해 왔다.

식약처는 이 제품 중 2021년 11월 8일 생산된 8천여개의 제품에서 메칠이소치아졸리논, 'MIT'와 메칠 클로로 이소치아졸리논, 'CMIT' 등의 유독성 물질을 발견해  즉시 판매 중지와 폐기 명령을 내렸다.

 

이번에 검출된 유독 물질들은 지난 2011년 수천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국가적 참사로 기록된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주요성분이다.

사람에게 알레르기와 피부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물티슈나 세척지에 사용이 금지된 물질들이다.

 

식약처의 판매중지와 회수조치 이후에 보인 LG생활건강의 미심쩍은 후속조치는 더 논란이다.

식약처로부터 제품회수 공표명령을 받으면 업체는 즉시 해당내용을 일간지와 홈페이지에 게재하게 돼 있음에도 

LG생활건강은 이 내용을 홈페이지에 이틀후, 일간지에는 나흘 후에야 게재한 것이다.

 

이 마저도 LG생활건강은 홈페이지에서 해당 내용을 며칠만에 인트로화면에서 내리고 대신 한국소비자원의 공익광고로 채움으로써 '베비언스 ONLY7'에서 유해물질이 나온 사실과 식약처의 제재내용을 뒷 화면으로 돌려버렸다.

한국소비자원은 그 동안 LG생활건강에 지속적으로 공익광고 게재를 요청했으나 내내 반영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게재됐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측은 한국소비자원의 공익광고 게재가 '하필 이번이냐?'는 의문제기에 대해 당초 게재예정이었고 예정된 시점이 '이번'이라며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숨기기에 급급한 꼼수라며 분개하고 있다.

 

해당내용을 보도한 YTN 뉴스 인터뷰에 응한 이정민 씨(서울 북가좌동 거주)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큰 회사에서 그렇게 했다는 게 좀 화도 나고 많이 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신뢰를 저버린 LG생활건강을 비난했다.

 

또 같은 보도 인터뷰에 응한 조소영 씨 (서울 북가좌동 거주)는 "보여주기 식으로 그냥 '나 했다.' 이렇게. 그런 거밖에 안 되는 거다.책임은 지려고 하지 않고..."라며 실망감을 표했다.

 

수원에 살며 6살 여아를 키우는 이여진 씨는 "제발 아이들 쓰는 용품에 만이라도 안전을 기해 달라"며 "굴지의 대기업이 이러니 어떻게 유아용품을 사서 쓸 수 있을지 정말 캄캄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이 문제 제품 폐기와 회수 조치를 알림창에 띄워 고객들이 쉽게 알 수 있게 한 건 식약청이 통보한 지 열흘이 지나서였다.

 

LG생활건강은 "문제된 제품은 2021년 11월 8일 생산된 8천여개의 제품 뿐 이지만 소비자 신뢰회복을 위해 전량을 회수할 예정"이라며 "현재 약 40% 가량이 회수됐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의 '꼼수'와 자사제품에 불리한 정보의 고의누락에 비난이 집중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문제의 근원인 제품안전관리에 더 만전을 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