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농촌진흥청은 경북대학교병원과 함께 큰광대노린재의 향이 뇌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큰광대노린재 향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실험 참여자 37명에게 큰광대노린재 향과 대조군(알코올 향)을 맡게 한 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찍어 비교했다.
큰광대노린재는 노린재목 광대노린재과의 곤충으로 몸 전체가 광택이 있는 금녹색을 띠며 붉은 줄무늬가 있다. 다른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과와 계피를 섞은 듯한 특별한 향을 풍긴다.
연구 결과 큰광대노린재 향에 노출됐을 때 뇌의 후각 네트워크뿐 아니라 인지기능과 밀접한 전두엽 영역이 더 넓고 강하게 활성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 참가자들은 알코올 향을 맡았을 때보다 큰광대노린재 향을 맡았을 때 뇌에서 후각과 정서 반응에 관련된 영역의 혈류가 증가하는 것이 뚜렷하게 관찰됐다고 연구진을 설명했다.
특히 큰광대노린재 향을 맡았을 때 전두엽 하부, 해마, 두정엽 하부, 좌측 중간 전두엽 영역에서 유의미한 활성 증가가 나타났다. 이들 영역은 작업기억, 감정 조절, 언어 처리, 자아 인식, 기억 회상 등 고차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뇌 부위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큰광대노린재가 정서 곤충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활용한 정서 곤충 기반 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농진청은 왕귀뚜라미, 호랑나비, 누에, 장수풍뎅이 등 곤충자원 4종을 활용한 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해 우울·스트레스 감소, 행복감 증가 등 치유 효과를 검증한 바 있다.
변영웅 농진청 산업곤충과장은 "이번 연구로 후각이라는 감각자극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곤충 기반 치유프로그램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를 근거로 다양한 정서 곤충 자원의 활용 방안을 넓히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